책소개
출판사 서평
■ 전통 요괴 서사 + 현대 도시괴담 = 『귀신 사냥꾼이 간다』
집안의 문제로 요괴마을 할머니 댁에 잠시 살러 오게 된 태주는 요괴마을로 오는 버스 안에서 왠지 모를 기묘한 기운을 느낀다. 귀신이 보이는 태주는 같은 이유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던 동생 태희에게 앞으로는 귀신이 보인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만 이 형제에게 이름부터 수상한 요괴마을은 일촉즉발의 장소이다. 요괴마을에 도착한 첫날부터 형제에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태주는 태희 몸에 귀신이 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돈 궤짝 귀신.
“귀신은 사람의 기운을 받아 살아가. 이 경우에는 돈을 주는 대신 그 사람의 기운을 가져간 거겠지. 그러니까 조심해야 해. 계속해서 귀신에게 돈을 받아갔다간 더 큰일이 벌어질지 몰라. 그 전에 막아야 해.”
어려워진 집안 형편 탓에 할머니 집에 오게 된 태희는 누구보다 ‘돈’에 대한 욕구가 컸기에 쉽게 돈 궤짝 귀신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태주는 태희가 돈 궤짝 귀신과 함께 사라지자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오라 했던’ 요괴마을 박물관지기 해주를 찾아간다. 알고 보니 해주는 귀신 사냥꾼이었고, 해주와 함께 마을을 귀신들로부터 지키는 요괴 차사들을 만나 돈 궤짝 귀신을 상대로 동생을 구하기 위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 저승의 제1법칙을 어긴 귀신들과의 장쾌한 한판 승부
‘사람이 죽으면 저승에 간다’는 저승의 제1법칙이자 제일 중요한 법칙이다. 귀신은 이 법칙을 어기고 죽어서 저승에 가지 않은 것. 그렇다고 마음대로 이승에 머물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혼을 지탱할 물건인 귀물이 필요하게 되고 귀물을 찾은 귀신들은 귀물의 힘을 이용해 사람들을 유혹하고 결국엔 사람의 몸을 빼앗는 걸 목표로 살아간다. 귀물을 가진 사람은 귀물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행운을 얻는다. 태희가 돈 궤짝 귀신에게 돈을, 아름이가 긴 머리 귀신에게 길고 탐스러운 머릿결을, 우정이가 할머니 귀신에게 학교를 회피할 수 있는 핑계를 얻은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운에만 몰두해 자기 기운이 귀신들한테 빼앗기는 것도 몰라. 알아도 무시하지. 그 행운이 너무나 좋으니까.”
『귀신 사냥꾼이 간다』는 귀신 사냥단의 박진감 넘치는 활약 속에 귀신의 유혹에 넘어간 아이들의 구체적인 욕구와 사연 그리고 이를 통해 생각해 봤으면 하는 메시지를 잘 녹여 냈다. 내가 바라는 행운, 그리고 그 행운을 둘러싼 나의 선택과 행동들에 권선징악의 결말이 더해져 독자들에게 교훈과 생각할 거리를 건넨다.
■ 귀신 사냥꾼의 엄청난 비밀, 그리고 저승의 문 앞에 선 질문
『귀신 사냥꾼이 간다』는 두 주인공 태주, 해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태주’를 화자로 이야기가 시작하지만 후반부에서는 ‘해주’가 화자다. 이처럼 주인공 태주, 해주를 비롯해 등장인물이 적지 않은 편이지만 저마다 개성과 서사적 입지가 단단해 여러 갈래의 풍성한 이야기를 탄생시키며 이야기의 극적인 반전을 효과적으로 이뤄 냈다.
이야기 후반으로 갈수록 요괴마을에 나타났던 귀신들의 대장, 바로 해주의 오빠 월주가 점점 베일을 벗고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월주는 염라대왕에 맞서 지상과 천상 모든 세계를 혼란에 빠뜨릴 어마어마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 과연 해주와 태주, 귀신 사냥단은 월주를 저지하고 위기에 처한 이 세계를 구할 수 있을 건인가.
“지난 사백 년간 이승을 떠돌며 수많은 인간들의 행태를 보았다. 세상엔 살 가치 없는 인간들이 너무 오래 살고 있더구나. 해주야, 난 말이다. 저승의 시스템을 바꿔 착한 사람이 오래 살고 못된 사람이 일찍 죽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여기에서 주인공 태주는 반드시 통과해 내야만 하는 근원적 질문에 도달하며, 이는 목숨으로 태어난 우리 모두가 직면하게 되는 어느 날이기도 하다. 저승 문 앞에서 어떤 사람은 귀신이 되기도, 어떤 사람은 큰 깨달음의 성장을 하게 된다. 마지막 태주의 선택과 깨달음은 가슴 시리도록 아프고도 감동적이어서 오래 여운이 남는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