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마을의 단정한 시쿠리니 씨
단정한 마을의 단정한 시쿠리니 씨
  • 저자 : 크리스티나 벨레모 글 ; 안드레아 안티노리 그림 ; 김지우 옮김
  • 출판사 : 단추
  • 발행일 : 2021년
  • 청구기호 : 그 883-벨294ㄷ
  • ISBN : 9791189723187
  • 자료실명 : [월롱]어린이자료실

책소개

출판사 서평

여러분은 있어도 없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나요?
옛날 옛적에, 아니 사실 지금도 어딘가에 ‘로카페르페타’라는 마을이 있어요. 이 마을에 존재하려면 등록부에 이름이 있어야 해요. 등기부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은, 눈에 보여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시쿠리니 씨는 마을 등기소의 소장님이죠. 어느 날, 등기소에 초등학생들이 찾아왔어요. 아이들의 모습은 다 달라요. 목이 긴 이티, 다리가 있는 알, 팔이 없는 아이, 물고기 머리를 한 아이도 있어요. 시쿠리니 씨는 등기부에 등록하려고 아이들에게 자기소개를 해달라고 했어요. 아이들이 동시에 여기저기서 외쳤어요. “저는 병뚜껑을 모아요!”, “저는 우리 반에서 키가 제일 커요!”, “저는 수염을 잘 그려요!” 시쿠리니 씨는 차례대로 등록증을 발급해 줬어요.
그런데 다음 날 아이들이 다시 등기소에 찾아와 어제와는 전혀 다른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어요. 시쿠리니 씨는 혼란스러웠어요. 이미 등기부에 한 줄로 등록돼 있는데, 그것 말고도 다른 모습이 있다니…. 사람을 획일적이고 단편적으로 평가하고 단정 짓는 게 얼마나 어리석고 부질없는지를 보여 주는 그림책이에요. 다양성이란 무엇인지, 그 한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해요.

당신은 자신의 등록증에 뭐라고 쓰고 싶나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마을 사람들이 시쿠리니 씨에 의해 정의 내려진다는 점이에요. 자신이 마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본인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인 시쿠리니 씨에 의해 규정돼요. 당연히 거기에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존재할 수밖에 없죠. 초등학생들은 매일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서 등기소를 찾아요. 그리고는 새로운 등록증을 달라고 요청해요. 나중에는 스스로 등록증을 만들어 오기까지 했어요. 게다가 등록증이 한 개가 아니라 많게는 57개에 달했어요. 사실 우리 모습은 한 가지로 단정할 수 없잖아요.
이 책의 마지막에는 자신만의 등록증에 뭐라고 쓸지 적어 보는 페이지가 있어요. 마음껏 써 보세요.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예요. 나에 대해서 정의내릴 수 있는 건 나 자신밖에 없잖아요.
진짜 무서운 건 초등학생 친구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 마을에서 아무도 불만이 없었다는 점이에요. 타인에 의해 한 가지의 모습으로 규정되는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어요. 태어나서부터 이미 있던 사회 체계는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 지켜야만 하는 의무로 받아들였던 거예요.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많은 것들 중에 이상한 것은 없을까요?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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