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의 수식이 필요치 않은 작가, 그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된 구병모의 장편소설 『절창』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장편소설 『파과』로 단단한 서사 장악력을, 『네 이웃의 식탁』으로 시대를 감지하는 예리한 시선을, 『상아의 문으로』로 심원한 문학적 상상력을, 소설집 『단 하나의 문장』과 『있을 법한 모든 것』으로 한계 없는 사유의 스펙트럼을 증명해온 구병모.
그런 그의 장편소설 『절창』은 누구보다 드넓은 문학적 영토를 지닌 구병모의 그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도 만족시킬 작품이라 할 만하다. 제목인 ‘절창切創’은 ‘베인 상처’라는 뜻으로, 상처에 접촉하는 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읽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언어로 쉽사리 정의 내릴 수 없는 기이한 사랑 이야기이기도 한 이 소설은 오독을 전제하지 않고는 읽을 수 없는 타인이라는 영원한 텍스트를 독해하고자 하는 행위, 그리고 그 행위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대한 깊은 성찰로 나아간다. [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