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 많은 토끼와 충성스러운 자라, 용왕의 병을 낫게 할 ‘토끼의 간’을 둘러싼 속고 속이는 이야기. 오랜 시간 이어져 내려온 고전 소설 「토끼전」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가? 정진호 작가는 자라를 주인공으로 삼아 옛이야기를 새롭게 창작하여 그림책을 내놓았다. 간결한 시각 요소와 직관적인 이미지로 그림책의 매력을 선보인 작가는 이번엔 재치 넘치는 이야기꾼의 면모를 보여 준다. 판소리 「수궁가」의 구성진 리듬감을 더한 글맛에 능청스러운 캐릭터들의 왁자한 소동을 시치미 뚝 떼고 그리는 솜씨가 일품이다. 『호선생전』의 맛깔스러운 이야기 한 자락을 풀어 볼까?
옛날 옛적 동쪽 바다에 사는 용왕이 큰 병에 걸리고, 온갖 약을 써 보아도 듣질 않았는데 잉어 의원이 마침내 방법을 찾아낸다. 뭍에 사는 ‘토끼의 간’을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것! 애석하게도 용궁에 있는 신하들은 토끼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오래된 책에 남은 기록을 보고 상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 와중에 뭍에 갈 수 있는 신하는 자라 영감뿐이다. 뭍에서 숨을 쉴 수 있어서 뽑혔지만 설상가상 그는 귀가 어두워서 신하들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데…. 자라 영감은 토끼를 무사히 용궁으로 데려올 수 있을까?
<출처 :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