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급 가족을 떠나 자신을 재구성해 온 사회학자 디디에 에리봉이 『랭스로 되돌아가다』 이후 또 하나의 자기 분석을 내놓았다. 프랑스와 국내 지식 장, 일반 독자층의 고른 지지를 받은 전작에 이어, 문학과지성사에서 번역 출간된 이 책은 “어느 서민 여성,” 곧 저자의 어머니를 중심에 놓는다. 베를린 아카데미상이 평가했듯 자전적 서사와 사회학적 분석을 결합한 에리봉 특유의 글쓰기는 여기서도 유지된다.
평생 노동계급으로 살아온 어머니의 삶과 갑작스러운 죽음을 따라가며, 노년과 돌봄, 취약한 몸, 공공 요양과 죽음의 문제를 사유한다. 개인적 회고에서 출발해 프랑스 노동계급 여성의 전형적 궤적, ‘노인’이라는 사회적 범주, 집단과 대변의 정치로 논의를 확장한다. 계급과 젠더, 나이 듦이 교차하는 지점을 통해 사회 구조가 개인의 정신과 신체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보여준다.
저자 자신이 아닌 타자를 중심에 둔 사회적 전기는 이해의 어려움 자체를 드러내며, 비교와 객관화를 통해 소수자적 위치와 낙인의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랭스로 되돌아가다』가 노동계급의 재구성을 묻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노년과 취약성, 연대의 가능성을 사유하는 작업이다. 개인의 삶을 통해 사회를 읽는 에리봉 사유의 확장판이다.
<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