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 주식회사 : 앎, 불구, 흩어져 존재하기의 인류학
호킹 주식회사 : 앎, 불구, 흩어져 존재하기의 인류학
  • 저자 : 엘렌 미알레 지음 ; 김연화 옮김
  • 출판사 : 동녘사이언스
  • 발행일 : 2026년
  • 청구기호 : 420.99-미62ㅎ
  • ISBN : 9788990247940
  • 자료실명 : [한빛]종합자료실

책소개


휠체어를 탄 몸에 갇혀 있지만 우주의 가장 먼 곳을 여행하는 경이로운 지성. 스티븐 호킹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이다. 스물한 살에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을 진단받고, 1985년 기관 절개 수술 이후에는 목소리마저 잃었지만 그는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가 되었다. 언론과 대중매체는 그를 ‘물질을 뛰어넘은 정신’이라 묘사하며 갈릴레오와 뉴턴, 아인슈타인의 계보에 위치시킨다. 그렇게 호킹은 순수한 정신의 세계에서 무심하게 관찰과 계산을 수행하는 ‘완벽한 과학자’, 즉 거의 ‘육체 없는 존재’가 된다.

실제로 호킹의 몸은 움직일 수도, 말할 수도, 손으로 방정식을 쓰거나 다이어그램을 그릴 수도 없다. 그럼에도 그는 이론을 만들고, 논문과 책을 출판하고, 강연을 하고, 학생들을 지도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혹은, ‘그’가 진짜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과학기술학이 오랫동안 천착해온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과학 지식이 단순히 합리적 개인의 고립된 정신에서 나온 산물이 아니라 현저하게 사회적이고 물질적인 과정임을 드러냄으로써, 과학기술학은 지식의 생산 조건과 환경을 더욱 선명하고 풍부하게 포착해왔다.

과학기술학 연구자이자 인류학자인 엘렌 미알레는 바로 이 지점에서 호킹을 하나의 극단적 사례로 ‘선택’한다. 과학은 순수한 정신의 산물이라는 신화를 구현한 인물이면서 동시에 그 누구보다 인간과 기술의 도움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의존적인 존재라는 점에서, 호킹은 앎의 주체에 관한 과학기술학적 질문에 더할나위 없이 적절한 연구 대상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미알레는 호킹 본인을 비롯해 비서, 간호사, 조교, 대학원생, 동료 물리학자, 언론인, 영화제작자, 기록 보관자, 예술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자 등과 진행한 100회가 넘는 인터뷰와 방대한 민족지 조사를 통해 호킹을 호킹이게 하는 조건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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