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모노》로 4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한국 문단의 가장 뜨거운 이름으로 자리한 작가 성해나가 2026년 6월, 첫 기담집 《인비인》으로 돌아왔다. 매 작품 단정하고 진중한 문장과 치밀한 취재, 시대에 걸맞은 화두와 역사의식으로 새로운 세대의 리얼리즘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가는 이번엔 ‘기담’이라는 장르적 형식을 빌려, 한층 더 기묘하고 서늘한 아홉 편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성해나 작가의 소설은 늘 매혹적이면서도 기분 좋은 불편함을 남긴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상의 자리를 조용히 흔들고, 무해하다고 여겨온 것들의 밑판을 들추어 그 아래 숨겨진 민낯을 독자의 손바닥 위에 꺼내놓는다. 제목인 ‘인비인(人非人)’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사람이 아닌 것, 혹은 사람이어야 마땅하나 사람이기를 스스로 멈춘 존재를 뜻하는 말이다.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서 있는 이 위태로운 존재들의 모습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세 가지 시간의 축으로 길어 올린다.
우리는 여전히 매일 인간과 대화를 하며 살지만, 더 이상 그것이 진짜 인간인지 아닌지에는 관심이 없다. 챗봇에게 위로를 받고, AI의 진단을 수용하고,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리즘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가기 바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점점 낯설고 두려워지는 것은 그 기계들이 아니라, 그 기계들 곁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인간들이다.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이후, 성해나 작가는 매 작품마다 한국 소설 안에서 자신의 지형을 조금씩 다르게 그려왔다. 첫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문학동네, 2022)에서 세대와 관계의 경계를 사려 깊고 진중하게 탐색했던 작가는, 두 번째 소설집 《혼모노》(창비, 2025)에 이르러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날카롭고 서늘하게 해부한다.
젊은작가상 2회 수상,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신동엽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예스24가 선정한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 배우 박정민의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라는 추천사와 《혼모노》가 기록한 40만 부의 판매고. 이 모든 수식어들은 한곳을 가리킨다. 성해나라는 이름이 무언가를 들고 올 때, 우리는 몸을 숙이고 귀를 기울여 듣게 된다는 것. 그리고 이제 첫 기담집 《인비인》으로 돌아온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묻는다. 이번에 그가 가져온 화두는 가장 미래적이면서도 가장 원초적인 단어인 ‘인간’이다.
알라딘 도서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