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밤, 낙엽 이불을 덮고 잠든 고양이. 다음 날 눈을 뜨자 하얀 털에는 알록달록 단풍빛이 물들어 있었다. 신이 난 고양이는 사락사락 낙엽 소리, 살랑살랑 바람, 노르스름한 풀과 붉게 물든 친구를 만나며 온몸으로 가을을 발견한다. 하지만 너무 아름다운 가을을 만난 고양이는 이 예쁜 풍경이 내일이면 모두 사라질까 봐 걱정한다.
가을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잠시 멈춰 바라볼 때 비로소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 계절이다. 처음 만난 가을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고양이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계절의 풍경을 새롭게 만나게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사락사락 발밑을 채우는 낙엽, 높고 푸른 하늘, 붉게 물든 나무와 친구들까지 고양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익숙했던 풍경도 특별한 가을의 선물처럼 다가온다.
따스한 햇살은 고양이의 등을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가을은 사라지지 않아. 더 예쁜 내일이 기다릴 거야."라고 이야기한다. 오늘의 풍경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그 변화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화선지 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동양화의 붓놀림과 맑고 담백한 색감은 가을의 바람과 햇살, 낙엽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오늘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리고 내일을 설레며 기다리게 한다.
-알라딘 책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