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왜 '산업의 쌀'이라 불릴까. TSMC는 어떻게 위탁 생산 하나로 세계 반도체 지도를 다시 그렸을까. 셰일 혁명 이후에도 석유의 시대가 끝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피처폰 강국이었던 대한민국이 스마트폰 전환에 뒤처진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이 책은 이런 질문들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매일 만지고, 쓰고, 지나치는 사물들 - 반도체, 석유, 휴대폰, 리튬, 금, 자동차, 철, 구리, 쌀, 콩, 밀, 커피. 그 안에는 세계 경제를 움직여 온 결정적인 순간들이 숨어 있다. 리튬을 둘러싼 미·중의 셈법, 금이 화폐가 된 이유, 철기 시대를 앞당긴 구리의 한계, 미국이 '콩의 제국'이 된 과정, 곡물 공룡 ABCD가 밀 거래를 쥐락펴락하는 방식, 그리고 관세 하나가 아메리카노를 탄생시킨 이야기까지. 사물 하나를 따라가면 그 끝에는 언제나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이 기다리고 있다.
이것은 지나간 이야기만이 아니다. 지금 신문 국제면에 실리는 기사의 절반은 사물을 둘러싼 분쟁 이야기다. 어느 나라는 반도체 장비의 수출을 막고, 어느 나라는 희소 광물에 수출 쿼터를 건다. 여기에 전쟁이 겹치면 사물들의 국제 가격이 급격하게 요동친다. 전쟁이 길어지는 동안 미사일이 산유국의 정유 시설을 파괴하면 주유소 판매 가격이 치솟는다. 밀밭이 많은 나라에서 전쟁이 나면 직접적인 당사국이 아닌 이웃 나라까지 밀 수출을 금지한다. 국제 곡물 가격이 하늘 높이 오르고, 동네 빵집 빵값이 오른다. 사람이 벌인 일만 그런 것도 아니다. 브라질에 가뭄이 들면 이듬해 커피 값이 오르고, 그 인상분은 우리 동네 카페의 커피 값을 밀어 올린다. 어느 쪽이든 먼저 반응하는 것은 사물이다. 사물의 이력을 알면 뉴스의 다음 줄이 보인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산업, 역사, 기술, 지정학과 연결해 쉽고 입체적으로 풀어내는 박정호 교수는 대중과 가장 활발하게 소통하는 경제학자로 손꼽힌다. 그의 《세계를 뒤흔드는 12가지 사물의 경제학》은 어려운 그래프와 수식 대신, 이미 우리 손에 있는 사물에서 경제를 풀어낸다. 익숙한 것에서 시작해 낯선 통찰에 도달하는 열두 번의 여정을 마치고 나면, 경제는 더 이상 미뤄둔 공부가 아니라 세상을 읽는 감각이 된다. 지금 당신의 책상 위, 주머니 속 사물들이 곧 세계 경제의 지도다.
-알라딘 책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