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도로 위를 달린다. 출근을 하고, 여행을 떠나고, 아이를 등교시키고, 배달 음식을 받는다. 도로는 인간에게 너무나 당연하고 필수적인 존재여서, 우리는 거의 그 존재 자체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딱 그만큼, 도로는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자 목숨을 건 도박판이다. 곰이 짝을 찾아 건너지 못하고, 사슴이 겨울 먹이터로 가지 못하고, 개구리가 태어난 연못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인간에게 익숙한 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의 띠가, 지구 반대편 생태계 전체를 조용히, 그러나 철저하게 바꾸어 놓고 있다면 어떨까.
환경 저널리스트 벤 골드파브가 쓴 《크로싱: 개발과 이동의 시대, 도로생태학은 지구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그는 비교적 신생 학문인 ‘도로생태학(road ecology)’이라는 렌즈를 발견한다. 이 책은 2024년 밴프 산악도서상 대상과 레이철 카슨 환경 저널리즘상을 수상했고, 《뉴요커》 《뉴욕 타임스》 《커커스 리뷰》 《스미스소니언 매거진》 등이 나란히 ‘올해의 책’으로 꼽았다. PEN/E.O.윌슨 과학 저술상을 수상한 저자의 차기작답게, 이번에도 치밀한 취재와 유머러스한 문장, 생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어우러진 논픽션이다.
-알라딘 책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