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거들 뿐, 잠시 뒤로 미뤄둬도 된다. 화집을 보는 기분으로 책장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깜깜한 바다에서 시작해서 점점 밝아지는 화면이 새벽 항구로 우리를 이끈다. 역동적인 선과 대담한 색으로 표현된 새벽 항구가 차가운 새벽의 열기와 활기, 소리와 냄새로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회화 전시회를 찾은 듯한 기분으로 가로 60cm 세로 28cm의 큰 그림을 감상한다. 불 환하게 밝히고 항구를 향해 어두운 바다를 헤치며 가고 있는 어선에서 시작한 그림책은 깜깜한 새벽 항구에서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 준다.
붓으로 그린 거친 선 아래 항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운이 살아난다. 경매사의 리드미컬한 음성이 들리고 그 긴장이 그대로 전달된다. 펄떡이며 생명력을 자랑하는 생선들의 생생함과 비릿한 바다 내음도 풍겨 온다. 움직임이 잡히는 듯 역동적인 선과 대담한 색감에 감탄하게 된다.
출처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