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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Anne 1: 만남 (만남)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Anne 1: 만남 (만남)
    • 작성자: 이*숙
    • 작성일: 2026.06.25
    빨강머리 앤은 겉보기에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말괄량이 소녀같지만, 알면 알수록 그 속이 정말 깊다. 이미 빨강머리 앤에 나오는 명대사를 모아 여러 자기계발서도 나와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단권으로 된 책도 보고, 시리즈로 된 만화영화로도 봤지만, 도서관에서 본 벽돌책 수준의 두꺼운 빨강머리 앤 시리즈를 보고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본 빨강머리 앤이 다가 아니었네? 이야기가 또 있어? 뒷이야기인가? 궁금해져서 빌려보았다.
    1편에는 만화로 만들어진 내용이 전부 들어가있다. 이미 1권에서 어린 빨강머리 앤이 성인이 되는 것까지 나오는데, 시리즈가 10권까지 있다니! 앞으로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캐나다판 '토지'라고 하는 사람도 있으니, 지식도 쌓을 겸 읽어봐? 도전의식이 생긴다.
    빨강머리 앤을 책으로 제대로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만화로 만들어진 것보다 더 뭉클하고 감동스러운 부분들이 많았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 특유의 순수하고도 유쾌한 정서가 마음에 든다. 상상력이 풍부한 앤의 감성을 글로 만들어낸 부분이 경이롭다. '맞아맞아, 저런 상상 나도 해 본 적 있어!'하며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진짜 엉뚱하다'하며 읽은 부분도 있었는데 아마 시대를 더 늦게 태어났다면 조앤롤링만큼이나 엄청난 상상력의 소설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앤도 자신의 상상력때문에 강에 빠질 뻔한 큰일을 겪고, 이제 상상력은 줄여야겠다고 시무룩하게 말하는데 언제나 앤을 지지하는 매슈가 말한다.
    "너의 낭만적인 취향을 모조리 저버리지는 말아라, 앤. 낭만은 얼마쯤 있는 편이 좋단다. 그야 너무 많으면 난처하지만, 조금은 남겨둬야 해, 앤. 조금은 말이다."p.393
    아무리 엉뚱한 생각, 엉뚱한 사고를 쳐도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그 모습 자체를 괜찮다고, 너의 취향 그대로 괜찮다고, 모조리 버리지 말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아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이 대목을 읽는데 왠지모를 서러운 눈물이 났다. 회사에서 내 성격 탓에 고객에게 휘둘리고, 상사에게 혼나고, 좀 바뀌어야 한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터라, 매슈의 이 말이 나에게 너무 필요했다.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너무 필요한 요즘이다.
    소설에서는 이 말이 이 챕터의 마지막이라 다음에 앤의 반응이 안나오는데, 만화로 어떻게 표현되었나 찾아보니, 앤의 눈망울이 커지면서 감동어린 눈물이 맺힌다. 내 마음처럼 앤도 정말이지 행복해보였다.
    빨강머리 앤은 삭막해진 삶에 촉촉한 감동과 행복을 아무렇지 않게 툭 선물해주는 책이다. 매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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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산문집)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산문집)
    • 작성자: 이*숙
    • 작성일: 2026.06.25
    내 나이 마흔 넷. 이제 나이로 보나 외모로 보나 헷갈릴 여지 없는 중년의 모습이다. 거울 속의 나보다 사진 속의 내가 더 늙어보여서 기분좋게 사진을 찍어놓고 흠칫 놀라는 중년. 왜 중년의 나에 아직도 익숙하지 않을까. 왜 나는 아직도 스무살 젊은 나로 살고 싶은 것일까.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나보다 먼저 나이들어간 사람들이 쓴 책을 읽으면 "원래 다 그런거야" "니가 이상한게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제목처럼 나에게도 '어른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나는 아직도 어른이 아닌 것 같은데 남이 보는 나는 이미 진작에 어른이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이런 이상한 기분이 들어, 죽음을 앞둔 노인과 같은 느낌. 내 인생은 단지 추억의 모듬같아."(셀린느)
    "난 항상 13살 소년 같은데, 어설프게 어른 흉내를 내면서 어른이 될 때만 기다리지. 꼭 연극 리허설을 하는 것 같아."(제시)
    나는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제시의 말에 더 공감이 간다. 아무리 나이를 많이 먹어도 내 속에 있는 나는 계속 어린아이일 것 같다. 무서운건 아직도 많고, 걱정도 많고, 웃기면 배꼽잡을 정도로 웃어야 하고, 슬픈 것 보다는 감동에 눈물이 더 많이 나고, 누구와 다툴 일이 있으면 논리적으로 멋지게 싸우고 싶은데 눈물부터 나서 아무말 못하는.
    하지만 어떠랴. 이게 나인 것을. 이런 모습으로 중년까지 무탈하게 잘 살아온 것도 대단히 잘 한 일 아닌가. 딱히 상 받을 정도로 대단한 업적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인생 길어졌는데 내 남은 인생에 혹시 이름을 남길 업적을 이룰 지도 모르는 일이고, 행여 그런 일 하나 없이 조용히 살다 가더라도 그게 내 인생이라면 불만은 없을 것 같다. 사건, 사고, 희귀병도 많은 시대에 건강하게 제 수명대로 사는 것 또한 감사한 일일 것이다. 내 인생의 끝이 언제일지 모르므로 오늘, 그리고 현재 나답게 행복하게 숨쉬고 살아야 한다는 아주 뻔한 진리를 이 길잡이 책을 읽고 또한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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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름

    씨름
    • 작성자: 서**아
    • 작성일: 2026.06.25
    우리나라 전통 운동경기 인 씨름을 재미있게 묘사하고 설명한 그림책 입니다. 지금도 티브이에서 씨름경기를 볼수는 있지만 운동시합으로 이루어진 씨름을 접하는 친구들인 만큼 오래전 선조들에 씨름방식을 그림으로 묘사한 작품이 역동성 있고 희노애락을 표현하는등 재미있는 그림채가 감상에 재미를 더합니다. 책 마지막 부록으로 실제 씨름 경기에 대한 설명 고대부터 이어진 작품그림과 김홍도 작가님에 작품등이 부연설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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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씨방 일곱 동무

    아씨방 일곱 동무
    • 작성자: 서**아
    • 작성일: 2026.06.25
    내용도 아기자기 하고 그림도 아기자기 해요. 일곱 가지 규방용품을 하나씩 설명해 주는 부분이 아이들에게 써보지 않은 제품에 대한 옛것에 대한 지식을 주어 좋은것 같았어요. 의인화 하여 각자에 대해 뽐내는 부분이 설명을 아주 잘해주었구요. 각각에 제품이 아름답게 표현되어 우리나라 전통미학을 잘보여주는 그림책 입니다. 할머니부터 새색시까지 낭자까지 여러 여성의 호칭도 알려주구요. 마지막에 화합하는 모습까지 매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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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세이의 준비 : 강보원 에세이

    에세이의 준비 : 강보원 에세이
    • 작성자: 이*숙
    • 작성일: 2026.06.25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늘 자리하고 있나보다.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 중에는 거의 항상 글쓰기에 관한 책이 들어가 있다. 에세이는 작가가 되기 위해 어떻게 보면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형태의 글쓰기라고 볼 수 있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가장 쓰기 어려운 글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작가 자신의 솔직한 경험과 느낌을 투명한 유리컵에 들어있는 물처럼 그대로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다. 솔직함은 아직 나에게는 가장 어려운 숙제이다.
    <에세이의 준비>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에세이를 이렇게 쓰라고 알려주는 책이라기 보다는, 에세이를 쓰기 전까지의 마음가짐과 준비, 글 쓰기가 왜 어려운지 말하고 있어서 나처럼 글은 쓰고 싶고, 쓰는 것은 엄두가 안나는 사람들에게 많이 공감가는 내용이다.
    "준비가 대개 달콤한 이유는 우리가 실제로는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하고 있다는 어떤 환상을 선취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준비는 시작의 무한한 지연이다. 글을 쓰기 위해 돈을 버는 것, 영감을 얻기 위해 음악을 듣는 것...(중략)... 설거지, 코인 노래방 가기, 등등. 다시 말해 세계 전체가 준비의 영역에 속해 있다. 만약 그렇게 보겠다고 마음만 먹는다면 말이다. 그러니 무엇인가를 준비하는 사람이 끊임없이 듣는 소리가 있다. 너는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준비란 아무것도 아니다.(p.17~18)"
    "내가 생각하기에 이유라는 건 뭔가를 하지 않으려고 할 때 필요한 것이다. 뭔가를 하는 데에는 큰 이유가 필요하지 않고 사실 이유가 거의 혹은 전혀 없을 수도 있다.(p.28)"
    "여러분, 글쓰기를 끝낼 때 어떻게 해야 돼요? 그냥 끝내면 됩니다. 뭔가를 정리하고 교훈을 주고 마무리한다는 느낌을 일부러 주려고 하지 않아도 돼요. 그렇게 인위적으로 끝을 내려고 하면 오히려 글이 지저분해지고 상투적이 되요. 그러면 글이 끝난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더 할말이 없으면 그게 글이 끝난 거예요. 거기서 끝내면 됩니다.(p.191)
    "한기씨는 글이 안 써지면 눈을 감고 쓴대요, ... 그것은 분명 효과가 있다. 가끔(실은 자주) 내가 무엇을 쓰는지 나조차 몰라야 글을 쓸 수 있는 때가 있는 것이다. 중력을 모르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처럼.(p.232)"
    "좋은 작가들은 자신만의 확고한 진실을 만들고 나서 그것이 남들에게 천대받고 부서지도록 놔둔다. 자신만의 확고한 진실을 손에 쥔 채, 자신을 포함한 나머지 모든 것이 그 나름대로 돌아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작가=1/3꼰대+2/3호구(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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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몬드 : 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 : 손원평 장편소설
    • 작성자: 서**아
    • 작성일: 2026.06.25
    독서모임 주제도서로 읽어보았다. 청소년 도서라서 이 기회가 아니였으면 못읽어 보았을텐데 너무 좋았다. 손원평 작가님에 다른책들을 검색해 보았다. 꼬옥 읽어보려 한다.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분들께도 이책을 적극추천하고 싶다. 글도 재미있고 내용도 너무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조금 무서운 부분이나 자극적인 내용도 있지만 작가님이 부드러운 문체로 풀어주셨고 해피앰딩이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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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 작성자: 정*진
    • 작성일: 2026.06.24
    우리의 두 커플은 여름방학을 맞아 환상의 디저트가게 지도를 만들어 맛을 즐기며 지내고 있다. 그러나 봄철에 엮인 사건의 연장으로 계절시리즈에 어울리지 않는 큰 사건까지 벌어진다. 하지만 결론에 다다라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갈구하고 필연을 피하고 싶지만 결국 어쩔수 없는 것이다. 부당한 대우는 반드시 갚아야하고 무엇인가 사건이 벌어지면 그냥 넘길 수 없는것이다. 어쩌면 계절이 다가오면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여야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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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 작성자: 정*진
    • 작성일: 2026.06.24
    빙과 시리즈와는 또다른 느낌에 간질거리는 여우와 늑대의 소시민 시리즈로 가볍고 즐겁게 읽었다. 어떻게 보면 정말 평범해 보이는 두 커플은 서로의 도움이 되기위해 곁에 두고 일상을 즐기는듯하지만 어찌 그리 뜻대로 되랴. 가벼운 절도 사건으로 시작되어 복수극까지 언젠가 나도 누렸던 고등학교1학년 시절의 좌충우돌 추리극. 작가는 언제나 소설마다 교훈까지 남겨준다. 아슬아슬한 이들은 어떻게 소시민이 되기로 한것인지 궁금증을 남기고 다른 시리즈를 찾게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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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근두근 내 인생 : 김애란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 김애란 장편소설
    • 작성자: 이*숙
    • 작성일: 2026.06.24
    '조로증'이라는 남들보다 빨리 늙어 수명도 그만큼 짧아진 불치병에 걸린 아름이.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는 그 병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미안하고, 아이는 또 철이 일찍 들어버려, 부모님께 아프거나 힘든 내색을 안하려고 최대한 실없는 농담을 즐겨하며 감정을 숨긴다. 그리고 공부를 잘하거나 건강하거나 해야 효도를 할 수 있는데 자신은 둘다 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지막 선물을 몰래 준비한다.
    아름이는 고등학생이었던 부모가 서로를 만나 사랑에 빠져 자신을 임신하게 된, 부모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 그리고 자신이 죽어가는 순간 부모에게 선물한다. 읽으면서 가장 의아했던 부분은 소설에서 유난히 '성경험'에 대해 작가가 비중있게 반복해서 쓴 것이다. 조로증걸린 아이와 어린 부모의 이야기 만으로도 충분히 할 이야기 많고, 슬프고, 재미있는데 왜 이야기의 큰 서사가 '첫 성경험'에 맞춰져 있을까. 아름은, 김애란 작가는 왜, 삶의 마지막을 향해가는 그 순간에 부모의 성행위(소설에서는 '그걸 했어'라고 표현했다)를 비중있게 반복해서 썼을까.
    소설의 끝부분은, 아름의 부모님이 아름을 만들던, 첫경험의 감정으로 끝난다.
    "그때 우리는 그걸 원했어. 그때 우리는 그게 필요했어. 그때 우리는 그걸 하지 않을 수 없었어. 그때 우리는 그걸 했어. 그때 우린 그걸 한번 더 했어. 그때 우린 그걸 계속 했어. 그리고 우리는 그게 몹시, '좋았어.' 바야흐로 진짜 여름이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다시 읽어보니 '그거'라고 표현한 부분이 '아이' 혹은 '아름이'로 읽힌다. 신기하다. 소설의 전반부에서 아름은 "하나님은 왜 나를 만드셨을까" 이 해답을 찾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부모님의 만남을 소재로 쓴 소설에서 아름은 그 해답을 찾은 듯 하다. 그래서 그렇게 반복해서 단어를 썼나보다. 그리고 '좋았다'라는 말로 마무리를 짓는데, 그건 아름이가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알게 되어 좋다는 의미도 있고, 자신의 병에 늘 미안한 마음이 있는 부모에게도 '당신들이 좋았으니 나도 좋았다'는 위로의 의미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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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조건. 2

    인간의 조건. 2
    • 작성자: 권*배
    • 작성일: 2026.06.24
    조선인 장명찬과 후루야는 광부들을 빼돌려 뇌물을 챙기는 음모를 꾸민다. 가지는 까오와 양춘란의 밀회 장면을 먼 발치에서 본다.
    가지는 자신의 양심적인 기준에서 납득할 수 없는 모든 일들에 적극 개입하고자 하나 현장과 이론의 차이도 극복하지 못하고 타인들의 협조도 얻지 못한다. 결국 와카자키를 구타한 일로 7 명의 특수 광부가 탈출 실패자로 몰리고 참형에 처할 위기에 몰린다. 가지와 왕시양리는 이 일로 인간적인 많은 갈등을 일으킨다.
    가지는 행동하는 양심이 될 것인가? 그래서 미치코를 버리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인가 아니면 눈감고 잠시 양심을 덮어 평탄한 생활을 유지할 것인가 심한 내적 갈등을 겪는다. 작가는 이 부분의 설명을 아주 긴장감 높게 했다. 읽는 사람이 가슴이 답답할 지경이었다.
    가지는 참수 현장에서 세 명이 처형되자 억누르고 있던 양심을 더 이상 누르지 못하고 집행자 앞에 나선다. 나머지 네 명의 광부는 살렸지만 가지는 심한 고문에 시달리고 미치코는 숱한 남자들의 탐욕 어린 시선 속에 남겨진다.
    마침내 분 풀이를 다한 헌병대에서 석방되어 돌아 왔을 때 광업 소장은 가지에게 임시소집 영장을 보여준다.
    전체 줄거리를 책 표지에서 봤기에 예상한 일이다. 가지와 왕시양리의 인간적 갈등이 가슴을 찡하게 한다. 일본인이면서 양심을 바로 지키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좀 놀랍기는 하다. 여태 일제강점기 관련 작품 어디에서도 못 보던 인물형이다. 자신의 양심을 끝까지 지킬 것인가? 그러면 남아있게 될 아내 미치코와 한 약속은 뭐가 되나! 부부 잠자리에서까지 인간적 고뇌와 현실이 충돌하는 묘사는 참 별난 장면 이었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일까 동물성 강한 이성일까? 다음 문장이 이를 더 의심케 한다. "인간성은 죽어도 식욕과 성욕을 만족 시킬 수만 있으면 된다." 3권 이후 펼쳐질 가지의 군대 생활과 험난한 앞길이 흥미를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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