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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4:, 목사관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의 명탐정중에 가장 좋아하는 마플양의 초반등장 소설이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우연히 발생하는 작은 사건이 얽혀있지만 우리의 마플양은 언제어디서든 천리안같은 시야로 그 내막을 꽤뚫어 보고있다. 다른 명탐정과는 다르게 항상 수다스럽고 별 관련없는걸 떠드는것 같지만 모든게 실마리가 되고 그 특유의 노련한 유머는 내가 가장좋아하는 탐정인 이유가 있다. 추리도 어렵지않고 우리 주변에 일어날법한? 마플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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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양귀자 장편소설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막연히 고전이라고만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안진진의 삶
안진진은 두명의 남자와 만나고 있다. 정 반대의 사람들
쌍둥이인 엄마와 이모의 삶
완전 다른 남편을 만나 완전 다른 삶을 사는 엄마와 이모
고생고생하는 엄마는 그 힘든 삶에서 삶의 원동력을 찾고, 이모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삶에서 삶의 의미를 잃는다. 나는 결은 다르지만 아마도 안진진 엄마의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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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20(5부 5권) (박경리 대하소설)
모든 사람들이 독립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본은 곧 망할 것이다라는 말은 많이 했지만 전쟁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었다. 답답하기만 하고 삶은 고달프기만 했다. 집집마다 학병이나 정신대로 끌려 가지 않은 집이 없고, 여자들은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진짜 독립의 날이 왔다. 라디오에서 일본 천왕이 항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것.
하지만 앞으로는 일본을 돕고, 뒤로는 독립군을 도운 최서희의 집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마을 사람들을 많이 도왔지만 곧 다가오는 공산군의 시각으로 보면 적이 될 수 밖에 없을 텐데.
책장을 덮으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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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9(5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성환할매의 삶이 참으로 기구하다. 일재 감점기. 기구하지 않은 삶이 어디 있겠냐마는 아들은 만주로 떠나고, 손주는 학병으로 끌려가 결국 눈이 멀었다. 손녀도 엄마를 따라 갔지만 결국 일본인 장교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성병까지 얻어서 결국 할머니에게 왔으니. 물론 연학아저씨가 성병이라는 것은 숨기고 치료를 돕긴 했지만 죄없는 백성들이 너무나 핍박 받고,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
오가타는 자신의 친아들인 쇼지가 한국인 친구의 손에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아니 이후로 자신이 친아버지임을 속이고 쇼지와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쇼지 또한 일본인 아버지와 독립운동을 했던 친어머니의 처지를 받아들이며 살아내야 하는 나머지의 삶.
모두의 삶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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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각자의 삶에서 일주일의 요일은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하게 주중과 주말로 나뉘어 질까?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삶의 의미를 잃고 자살을 생각하는 15세 린다와 치매에 걸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86세 후베르트의 이야기다. 여기서의 요일은 린다와 후베르트가 만나는 요일이다. 린다는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후베르트에게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지 어른들 보다 더 잘 안다. 물론 어른의 기준으로는 다소 맞지 않지만 말이다. 삶이 주는 의미는 각기 다른다. 하지만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삶은 없다.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한, 우리는 서로에게 신비로운 존재가 된다.'
책에서 옮겨 놓은 문장이다. 나는 문득문득 이 문장을 다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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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8(5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서희는 양현이를 이제 딸이 아닌 며느리로 품으려 하고 양현이는 어릴때부터 남매처럼 지내던 윤국을 남편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또한 백정의 아들 영광이 신분의 문제로 내적 갈등에 시달린다. 이둘은 운명처럼 만난다. 여의시가 되었지만 행복하지 않은 양현이를 보면 마음이 아픈 이유중 하나다.
또한 기성이 어멈은 남편에게 버림 받고 아이들도 결국 돈이 있는 아버지와 서울댁에게 가지만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간다. 이 또한 지친 삶이다. 하지만 또 거기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조선시대의 열여감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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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 한 권으로 읽는 인상주의 그림
유럽 회화는 르네상스 이후 바로크, 로코코 양식을 지나 18~19C 전반에 그리스`로마 신화적 분위기를 재현하려는(?) 자크 루이 다비드의 신고전주의와 개인의 감정이나 상상력을 중시하는 낭만주의가 등장했다.
다비드는 프랑스 혁명을 '마라의 죽음','나폴레옹 대관식' 등 웅장한 작품으로 표현했다. 같은 시기에 프랑스 인권선언에 담긴 자연권사상을 바탕으로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 역동적 에너지, 극적인 사건들을 주제로 한 낭만주의 화가들이 출현했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의 들라크루아, '메두사호의 뗏목'의 제리코다.
시민혁명은 자연권을 바탕으로 주권재민의 원리에 입각하여 민중이 정치에 보다 더 관여힐 계기를 만들었다. 이런 민중의식 성장과 잦은 분쟁, 넓은 식민지는 물질문명 세계를 변화시켜 산업혁명으로 발전했다.
산업혁명은 인류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킨 제 2의 물결이다. 기계화, 도시화, 경제 불평등, 인간성의 황폐화가 급속히 나타났다. 이런 역사의 진보 과정 속에 과거의 아름다운 전통, 즉 인간 중심의 그리스 문화 정신을 유지하자는 낭만주의와 눈 앞에 보이는 현실과 노동자 농민의 고달픈 삶을 그리는 사실주의도 등장했다.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만종'이 대표적이다. 이뿐 아니라 인상주의 화가들이 대거 등장했다. 대표적 지역은 혁명의 나라 프랑스와 영국이다.
문화는 시대적 상황과 분리될 수는 없다. 사진기의 발명이나 물감의 발달 등은 화가들을 화실이란 공간에서 야외로 진출시켰다. 나와 같이 보통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상주의 회화가 등장한 것이다.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윌리엄 터너, 세잔, 고흐, 르누아르, 모리츠, 드가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화가들이다. 세계 모든 미술관은 이들의 작품을 'Masterpiece'라고 부른다.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인상주의편은 기존의 회화 서적과는 다른 방식이다. 내가 보았던 회화 책들은 화가 개인 또는 회화사 중심으로 도식화된 것들이다. 하지만 이 책은 목차부터 달라 나의 시선을 붙잡았다.
선구자와 혁신자, 동료와 후원자, 가족과 친구들, 도시 생활과 도회적 풍경, 산업과 기술, 실내와 정물, 정치와 사회, 산책과 여행, 빛과 공기 등을 주제로 작품을 배열한다. 작품 설명 또한 기존의 것들과 다르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미술 감상과 주변의 세게를 보는 시각은 편견으로 가득하다" 저자는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주의를 기울여 보는 것을 강조한다. 현실을 당연시 하는 수동적 시각이 아니라 역사적 지식으로 무장한 분석적 사고와 호기심을 가지고 철저히 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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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없이 떠나는 중국여행: 칭다오편
해외여행은 일본만 가봤는데, 동양 문화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중국도 가보고 싶다. 일본과 달리 중국어는 전혀 못하기 때문에 간다면 한국인들이 많은 칭다오에 가고 싶다. 언어가 되는 곳이라면 모를까 언어도 안되는 낯선 곳이라면 차라리 한국인들이 많은 곳이 좋다.
중국여행 준비 방법(비자 발급, 호텔 추천 등)부터 칭다오 관광 코스, 알아두면 좋은 중국어까지 정말 여행 준비에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푸위엔(종업원님!), 삥더 르더(차가운 거 뜨거운 거) 라는 단어는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 특히 더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중국 여행은 구글 지도가 막혀있다는 것... 당연히 카카오, 네이버도 막혔겠지...? 중국 여행 시에는 '고덕지도'라는 어플을 따로 이용해야된다고 한다.
듣던대로 한국인들이 많다보니 뭐 하나 하려면 오래 기다려야하는 것 같다. 그래도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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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 지느러미 : 조예은 장편소설
삼촌에게 물려받은 인어 피니의 목소리에 매료된 선형. 피니의 아름다운 음색에 피와 살을 바치는 잔혹한 사랑 이야기.
조예은 작가 특유의 몽환적이면서 기묘하게 아름다운 필체가 돋보였다. 이전에 읽었던 '러브, 칵테일, 좀비',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처럼 괴물이 등장한다. 가족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했던 이전의 괴물과는 다르게, 이번의 괴물은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인어이다. 그는 친근하지도 않고, 그저 괴물로서 존재한다. 선형은 그 아름다운 선율에 매료될 뿐, 말로 된 감정 교류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눈빛과 간단한 몸짓, 노래가 전부이다.
선형은 배신으로 점철된 인간세계와 점차 멀어지고, 직관적이고 솔직한 괴물 피니에게 집착하게 된다. 결국 그는 피니에게 혀를 주기 위해 인간 제물까지 바치는 지경까지 이른다. 피니에게 자발적으로 잡아먹힌 삼촌처럼. 선과 악의 개념이 없는 괴물은 인간을 먹고 돋아난 혀로 선형이 만든 노래를 부른다. 자신의 음악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피니를 통해 얻고 싶었던 것일까. 인간을 죽였음에도 덤덤하게 피니의 목소리에만 고양감을 느끼는 주인공에게 소름이 끼쳤다.
나 역시 예술 계통에 종사하기에 선형의 시점에서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만약 나에게도 나의 욕망을 실현시켜 줄 괴물이 나타나 제물을 바치라 한다면, 나는 과연 거부 할 수 있을까. 그 악마적 유혹을 끝내 뿌리 칠 수 있을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알면서도, 선형은 끝까지 피니를 놓치 못한다.
이 작품은 괴물과 인간의 사랑이 아닌, 인간이 결코 완전히 가질 수 없는 욕망을 끝없이 갈망하는 이야기 처럼 느껴졌다. 해변가에서 익숙하고도 그리운 선율에 따라 걷는 선형으로 소설은 마무리 된다. 선형은 피니를 다시 만나든 만나지 못하든 , 평생을 그리워하며 살 것이다. 마치 파멸적인 짝사랑을 예고하듯. 현실과 예술가로서의 삶의 저울질하는 장면은 특히 공감이 되었고, 나는 주인공과 함께 절망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선형의 마음 속에 남은 불꽃에 기묘한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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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낙천적인 아이 : 원소윤 장편소설
스탠드 업 코미디언 원소윤의 자전적 성장 소설이다. 한때 원소윤 코미디언에게 유튜브 알고리즘을 점령 당한 적이 있었다. 서울대 종교학과 출신, 채식주의자, 페미니스트. 그에게 달린 키워드가 참 진지하고 무겁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리타분해 보이는 정직함이 얼마나 웃기던지. 침착하면서도 조곤조곤한 말씨는 서울대의 그것인데, 예상치 못한 재치에 사람들은 원소윤에게 두 손 두 발을 다 들고 만다.
코미디 무대에서는 종종 과장과 공격이 웃음을 만든다. 그러나 원소윤의 농담은 누구에게도 노골적으로 공격적이지 않다. 자학개그처럼 보이는 말조차 본질을 들여다보면 결국 자신을 겨누기 보다 사회 모순을 비꼬는 경우였다. 그 절제된 농담에 매료되어 영상들을 떠돌다 그의 책 '꽤 낙천적인 아이'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절제된 농담의 결은 책에서도 유지된다. 사실 책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할아버지 치릴로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상실과 가난, 자해, 불안 같은 무거운 장면으로 이어진다. 아이를 잃은 어머니가 죽을까 불안해하고, 체화된 가난, 친구의 자해. 인생은 무겁기만 하다. 그럼에도 작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농담 한 마디를 덧붙인다. 아버지와 오빠가 오렌지를 던지며 싸우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죽네 사네 하는 가정폭력의 현장을 토마토 축제에 비유한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이 책에서 희극은 슬픔의 다른 얼굴이다. 작가는 삶이 고통스럽기에 유머를 한다며 웃음으로 눈물을 닦는다. 하지만 농담을 해도 인생의 상처는 가벼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농담은 고통을 치유하지도, 훼손하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채 그저 존재한다. 그래서 농담은 어떤 기능을 기대받지 않고, 그 자체로 놓여 있다. 어쩌면 고통을 승화하려는 의지를 내려놓았기에 가능한 태도일지 모른다.
박혜진 문화평론가의 말처럼, 유머는 절망보다 깊다. 비극이 있기에 희극이 있고, 희극이 있기에 비극이 선명해진다. 그래서 나는 다시 제목을 떠올린다. '꽤' 낙천적인 아이. 완전히 낙천적이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절망적이지도 않은 상태. 삶이 무겁다는 것을 알면서도 농담 하나를 얹을 수 있는 사람. 상처를 모른 척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도 웃는 태도. 어쩌면 낙천은 성격이 아니라 버티는 방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나 역시 인생이 버거울 때도 있지만, 항상 심각하게만 살 수는 없다. 고통을 없애지는 못해도, 그 순간을 견디게 해 줄 작은 농담 한 마디쯤 나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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