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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범
<가공범>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로 고다이 쓰토무를 주인공으로 하는 새로운 시리즈입니다.
고다이 쓰도무는 번뜩이는 영감을 쫒는 천재타입이거나 열혈형사가 아닌 직업인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꼼꼼하고 성실하게 주변을 탐문하고 차근차근 사건을 풀어나가는 현실적인 형사라서 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유명한 정치인 도도 야스유키와 전직 배우 에리코 부부의 집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그 집안에서 두구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두구의 시체를 확인한 관할서 형사과는 사고가 아니라 인위적인 화재로 보고, 경시청 수사 1과에 지원을 요청합니다.
사건은 동반 자살 같아보이지만, 사실은 위장한 살인사건으로 고다이 팀이 수사를 해나갑니다.
살해당한 부부의 딸, 친구, 주변인물을 탐문하던 중 도도의원과 부인의 과거 일들이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백조와 박쥐>보다 한층 더 깊게 파고들며 실력을 발휘하는 고다이 형사. 발품을 팔고 참고인들을 탐문하고 의견을 제시하면서 막힌 곳을 풀어나가면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것을 쫒다보면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의 끝에 다다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필력을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미스터리 소설, 새로운 고다이 쓰도무 시리즈의 <가공범>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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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는 내가 아니다 (폴 클리브 장편소설)
<일곱번째는 내가 아니다>는 폴 클리브의 2006년 장편소설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이야기입니다.
한국드라마화가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경찰서에서 일하는 청소부 '느린조'는 낮에는 지적장애인 행세를 하지만, 밤에는 재미로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연쇄살인범입니다.
그는 빗자루와 대걸레를 들고 경찰서 복도를 청소하면서 형사들의 얘기를 듣고, 회의실을 청소하면서 수사상황을 체크하고, 정보및 자료 파일을 카피하고, 초소형녹음기로 회의 정보를 듣는 등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곱건의 연쇄살인범 자료들을 보던 그는 자신이 하지 않은 한 건의 사건이 섞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무능한 경찰 탓을 하며 자신이 직접 범인을 알아내기로 합니다.
"내가 청소한 작품들은 항상 완벽했다.
그런데 누가 내 작품에 장난질을 치고 있다."
자신의 범행을 따라하는 모방범을 조사하며, 조는 범인이 경찰의 내부에 있다는 추리를 하게 됩니다...
제가 최근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도입부를 가진 이소설은 긴박하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뜻밖의 전개도 재미를 더합니다.
색다른 연쇄살인범 얘기를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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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캐빈 10
<우먼 인 캐빈10>은 루스웨어의 2016년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로 <뉴욕포스트>와 <오프라닷컴> 등에서 여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소설로 선정되었으며, <뉴욕타임스> 19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36개국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초호화 여객선 안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 여행잡지 기자 로라 블랙.
하지만 사라진 사람도 없고,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도 않고, 폐쇄된 밀실같은 유람선안에서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이 본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고, 그녀의 이런 계속된 의심을 그녀를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데...
이 소설은 키이라 나이틀리, 가이 피어스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넷플릭스에서 <우먼 인 캐빈10>으로 방영되었습니다.
바다에 던져진 시체, 그렇지만 실종된 사람도 없고, 자신이 보았던 사람도 없고,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진실. 이런 상황이 비슷한 제목의 <우먼 인 위도>를 생각나게 합니다.
이책을 보면서 약은 술과 함께 먹으면 안되고, 오지랖을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
로의 행동이 좀 답답하기는 한데, 마지막 반전과 함께 풀리는 미스터리는 재미있습니다.
영화와 책, 둘 중 하나는 볼만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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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픽처스
<히든 픽처스>는 제이슨 르쿨락의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로,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 재활 중인 맬러리가 입주 베이비시터로 만난 다섯 살 아이 테디가 그린 이상한 일련의 그림들에 비밀을 밝혀나가는 이야기 입니다.
소설 사이사이에 나오는 삽화들이 오싹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처음에는 다섯살 아이가 그린듯한 토끼, 풍선, 꽃 등 아이다운 그림과 함께 섬찟한 그림들이 나오다가 점점 정교하고 기괴한 아이가 그렸다고는 믿을 수 없는 이상한 그림들이 나옵니다.
맬러리가 머무는 별채에 얽힌 소문과 함께, , 상상속의 애냐가 말해줬다는 그림에 나오는 남자가 여자 시체를 끌고가는 이상한 그림들, 테디의 방에서 들리는 대화를 나누는 소리...
맬러리는 이웃 미처부인과 교령회를 하기도 하고, 남자친구 에이드리언과 함께 애냐의 예전 기록을 찾아보기도 하는 등 진실을 밝히려 노력합니다.
그림과 함께 해서 더욱 섬찟한 호러 미스터러 스릴러 소설, 뜻밖의 반전도 있습니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 <블라인드 웨딩>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고 호리미스터리 좋아하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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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류시화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은 류시화 시인의 1996년 시집입니다.
약 30년 전에 읽었던 시를 다시 읽으며 세월이 흘렀음을 느낍니다.
1996년의 저는 슬픔에 기대서 약간의 허무에 몸을 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조르바의 자유를 꿈꾸기도 하면서 떠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바람부는 허허로운 빈 들판에 홀로 서있는 듯 했었는데, 슬픔에 관한 시를 읽으면 위로를 받았었습니다.
<들풀>
들풀처럼 살라
.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 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저편 언덕>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
저편 언덕처럼
슬픔이 그대를 손짓할 때
그 곳으로 걸어가라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지 말라
<사과나무>
아주 가끔은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들이
두 팔 벌리고 서있는
사과나무밭
태양이 눈부신 날이어도 좋고
눈 내리는 그 저녁이어도 좋으리
아주 가끔은 그렇게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내가 아직 어린 소년이어도 좋고
사과나무처럼 늙은 뒤라도 좋으리
가끔은 그렇게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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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잠깐 : 정호승 시집
<편의점에서 잠깐>은 정호승 시인의 열다섯 번째 신작 시집입니다.
정호승 시인은 <슬픔이 택배로 왔다> 출간 이후 더 이상 시를 못쓰게 될 줄 알았다고 합니다. 50여년이나 시를 써낸 그의 샘이 말라버렸다고 하며, 수원지의 고갈을 느꼈다고 합니다.
말라버린 시의 샘에 조금씩 물이고여서 이 시집을 내게 되었다고 하니, 이 시집이 더욱 반갑습니다.
<편의점에서 잠깐>을 읽으며, 편의점에서 3-40년만에 문득 누군가를 만난다면, 젊은 날에 내가 좋아했던 혹은 나를 좋아했던 누군가를 만난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무슨 얘기를 할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시처럼 오랜만이야, 잘지내지? 부모님은? ... 이런 공회전하는 듯한 질문들, 서로가 계산을 끝내고 돌아서면서 뒤가 땡기는 느낌...
<용서를 위한 기도>
오늘 첫눈 내린 날
하얀 눈송이가 스스로 이 땅에 내리듯
나 스스로 용서를 선택하게 해주세요
용서를 선책함으로써
과거의 감옥에 수인처럼 갇힌 나를 해방시켜
현재의 나를 치유해 주세요
오늘도 인생은 사랑으로 완성되고
사랑은 용서로서 완성된다는 것을 잊지않게 해주세요
용서는 신의 몫이라고
당신께 맡기고 돌아서지 않게 해주세요
과거는 과거에 맡기고 이제는 현재를 살 때인 것 같습니다. 과거의 미숙했던 나를 용서하고, 너를 잊고, 불면의 밤을 끝내기를 바라봅니다.
<어리석음에 대하여>와 <내리막 길>도 좋았습니다.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가며 감사하는 시인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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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서점 : 개브리얼 제빈 장편소설
<섬에 있는 서점>은 개브리얼 제빈이 쓴 장편소설로, 앨리스 섬에서 홀로 아일랜드 서점을 운영하는 에이제이가 마야라는 귀여운 꼬마를 입양하게 되면서 생기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에이제이가 소개한 책들과 책에 관련된 사람들, 작가, 출판사 영업사원, 서점주인, 북클럽 회원들, 독자 등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인간은 섬이 아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세상이다."
"책방이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 할 수 없다."
마야의 사랑스러움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하고, 책에 대한 취향이 확고한 에이제이의 글을 보면서 그책들을 찾아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아는 책이름이 나오면 반갑고요.
경찰직업을 따라 스릴러 책을 보다가 북클럽을 결성하는 렘비에이스, 다 본 책을 환불하는 동네아주머니, 프리드먼 작가의 저자사인회 등 서점에서 생기는 에피소들들도 재미있습니다.
<The Storied Life of A.J. Fikry>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는데, 에이제이는 저의 상상과는 좀 다르지만, 마야는 아주 귀엽습니다.
사랑과 감동이 있는 책과 책에 관련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개브리얼 제빈의 <섬에 있는 서점>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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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심부름
이책을 읽고 문득 굼긍증이 생겼어요 왜 이 책에 나오는 임금님은 왜 맜있는 수라를 마다하고 고추장에 지착했을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고추장의 처음 맛이 코끝이 찡~하게 매콤해서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해봐요 이책을 읽으면서 제가 느낀 교훈은 절대 모르는 사람을 따르지 말자 이다 왜냐하면 이책의 주인공인 소복이라는 등장인물이 고추장 심부름을 갖다가 모르는 무덤문지기가 푸른밥을 줬는데 소복이가 먹을뻔했기때문이다 소복이가 잘한 것은 임금님 앞에서 말을 잘했기 때문이다 저는 대체로 중요한 일이 있을때 떨려서 잘못하는 편인데 소복이가 그것을 매우 잘한 것 같아서 소복이가 부럽다 뭐 대체로 환장하겠지만 나도 기회가 된다면 궁에 들어가 보고싶다 물론 이걸보는 여러분들이 폭군의 셰프 라는 드라마를 다 보지는 않을 테니까 폭군의 셰프에나오는 거는 그냥 사람 막 죽이는 거다 어쨌든 궁에 만약에 들어간다 해도 그런 일은 부디 없었으면 좋겠다 그럼 다음 책에 더 자세하게 소개해 드리겠슴다 여러분 안녕히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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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 김영하 장편소설
김영하작가의 빛의 제국이 좋아서 다시 고른 김작가의 책이다. 읽는 내내 안타까움, 한숨, 탄식등의 감정이 수 없이 교차한 작품이다. 얼마전 '구원'을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들을 겪었는데 그때는 종교적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감정이었고 이번엔 우리 선조들에 대한 안타깝고 애틋한 심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구한말 조정은 친일파로 가득했고 황제는 이름만 있을 뿐이고 나라는 풍전등화의 시절에 조선인 이민 1033명을 태운 '일 포드'호가 제물포항을 출발한다. 일자리와 돈이 넘친다는 거짓 선전에 속아 멕시코 에내캔농장으로가는 다양한 사람들이다.
김이정, 조장윤, 박광수(바오로 신분), 이종도와 부인 윤씨, 아들 진우, 딸 연수, 최선길, 권용준, 김옥선, 돌석, 박정훈등이다. 이들이 겪는 삶의 역경은 여기서 나열하기엔 적절하지 않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조정래'씨의 '아리랑'이 떠올랐다. 화와이 사탕수수농장으로간 구한말 조선인들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아주 압축되어있다. 아리랑은 대하소설이지만 이 작품은 300여 쪽 정도이다. 그러나 그들이 겪은 온갖 고초는 잘 묘사되어있다. 노예계약, 채찍질, 열악한 생활환경, 짐승같은 주거환경등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경탄 할 정도로 인내심을 발휘하고 도저히 부당함을 견디지 못할 때는 파업도 했다. 그러나 말이 안통하는 파업이나 항의는 참 무의미하다. 조선인 통역사는 조선인 편이 아니었다.
이종도라는 인물이 참 인상 깊었다. 무능한 선비, 그는 바로 우리 조선 정부를 상징하는 듯 했다. 김이정은 주인공이면서 파란 만장한 생을 살다 비참히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었다. 고아로 이름도 없이 태어나 그래도 어찌보면 의미있는 삶을 보낸것 같기도 하다. 천주교 신부였다가 무당으로 변신하는 박광수는 독자에게 뭘 말하는지 난해하다. 연수와 진우의 인생유전도 눈물의 자아낼 정도다. 청순한 처녀가 김이정과의 순수한 사랑이 불발로 끝났을 때부터 급격히 현실적인 인물로 바뀔 때 너무 슬펐다. 통역관 권용준의 악행은 사람의 본성을 의심 할 정도이다. 그래도 대한제국이 '물속의 잉크방울처럼 사라질'때 그들은 비록 자신들을 지켜주지 못한 무능한 나라였지만 그 나라를 이어갈 '신 대한' 이라는 나라를 세울 것을 계획하기도 했다.
이런 많은 우리 선조들의 노력과 애틋한 사연들이 오늘날 우리들의 바닥에 넓게 깔려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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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를 파다 보면 : 김경주 그림책
『모래를 파다 보면』(김경주 지음, 한림)은 한여름 바닷가에서 아이가 모래를 계속 파 나가면서 시작되는 상상 가득한 이야기입니다. 모래 속 보물, 비밀, 작은 기적들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글 전체에 흐르고, 단순하면서도 여운 있는 문장이 마음을 울립니다. 38쪽의 그림책이지만, 햇살 아래 반짝이는 모래와 깊어지는 구덩이, 그리고 마지막에 드러나는 놀라운 풍경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의 마음에도 잔잔한 울림을 줍니다. 무더위를 잊게 할 만큼 순수하고 따뜻한 상상력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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