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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이 책의 독후감을 어떻게 적어야 할까 많이 고민스러웠다. 670여 페이지에 달하는 양도 그렇고 그것을 읽는 동안 스쳐간 수 많은 감정들을 다 기록 할 수는 없겠다는 난감함이 앞섰다.
초반부 치점신부의 성격이 비추어지는 몇 가지 문장에서 이미 이분이 겪을 고난이 그려졌었다. 먼저 읽었던 '침묵'에 주제였던 하느님의 침묵하심은 여기서도 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노라라는 여자를 연모했던 청년이 우여곡절 끝에 사제기 되기로 결심하는데서 프란시스 치점은 주님께서 선택한 사람이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런 것을 운명이라고 부른다. 그 뒤로 이어지는 무수한 고난, 그리고 그 숱한 고난에서 살아남은 치점은 침묵하시는 하느님께 한마디의 불평도 없었다. 치점신부는 주님께서 침묵 속에서 돌보심을 잊지 않으실것이라고 믿고 있었을까? 나라면 어떻게 견디고 있었을까?
같은 신학교 출신 안셀름 밀리는 치점신부와는 달리 아주 세속적이고 현란한 말솜씨, 탁월한 처세술로 출세가도들 달려 외방전교에 일생을 바친 치점과 달리 풍체 좋은 고위 성직자가 되었다. 중국에서 고생하는 치점의 편지에 적당히 답장이나 하면서 마침내 귀국한 치점에게 바쁘다고 만날 약속도 어기는 정치적 종교인이 되었다. 요즈음도 이런 일은 일어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에게 천국의 열쇠가 주어질까? 나에게 묻는 다면 나는 부정적으로 답할 것 같다.
그에 반해 사제인 두 사람과 아주 대조적인 윌리 탈록 의사는 철저한 무신론자 이지만 어떤 성직자도 흉내내지 못할 희생정신으로 친구와 의리도 지키고 전염병이 창궐하는 마을사람들을 지키고 치료하다 죽음을 맞이 했다. 이 탈록이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서 천국의 열쇠를 받지 못한다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이 사람이 주님의 종이 아니었다고 주님의 나라로 받아들이지 않을 만큼 우리가 믿는 주님이 편협하신 분인가? 나는 절대 아니라고 믿는다.
주님의 명을 받아 주님을 세상에 알리는 사제와 똑 같은 일을 하는 수녀님들이 신부와 인간적인 혹은 종교적인 갈등을 겪고 서로 마주 보지 못할 정도로 미워하는 사이가 되는 일이 있다는게 참 슬프고 개탄스럽다. 치점신부와 원장 수녀의 초기 갈등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결국 원장수녀가 "신부님께서는 모범을 보임으로써 저를 정복 했습니다." 라고 말하며 신부님을 존경하게 되는 모습은 결국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느낌이었다. 역시 이국 땅에 묻힌 클로틸드 수녀님도 이런저런 갈등은 있었지만 온전한 주님의 종이었다. 그들 역시 당연히 천국의 열쇠를 받았을 것이다. 천국의 열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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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지혜 (삶의 가치를 높이는 지혜와 성찰이 가득한 인생 수업!)
병렬독서로 여름에 읽었다가 부랴부랴 마저 다시 빌려서 완독! 19세기에 쓰여진 책인데 지금 읽어도 너무 다 와닿는 이야기들이다. 정말 제목 그대로 아주 오래된 지혜인데 지금 우리에게도 무척 잘 통하는 지혜. 인생을 어떻게 살면 좋을까 하는 사색이 필요할때 가볍게 조금씩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필사를 하기에도 좋다. 마지막 번역가의 말이 너무 와닿는다. 마음의 양식이라는 느낌으로 느긋하게 즐겁게 읽었다. 아주 오래된 다른 시리즈도 있던데 내년에 볼까봐요. 이 책으로 올해 마라톤 분량은 완료일것 같다. 10만 페이지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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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7(5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진실은 오가타의 아이는 낳았고, 결국 그 아이는 찬하가 데려가 키웠다. 찬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사랑과 정성으로 아이를 맑고 밝게 키운다. 언제가는 오가타가 데리고 갈 것을 알면서도...
인실은 일본이 망하면 다시 만날 날이 있을거라며 나라를 잃은 백성으로서 일본인을 사랑한 자신을 계속해서 스스로 용서하지 못한다. 한편 이홍은 만주에서 아내가 숨긴 금덩이 때문에 체포되어 국내로 압송당한다. 광복 3년전. 해뜨기 직전 가장 어두운 시간을 이들은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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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산역]다락방에서 남편들이 내려와:홀리 그라마치오 소설
다락방에 남편이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다른 남편이 나타나는 설정이 재미있었다. 다른 남편으로 남편이 바뀌면 주인공의 삶도 바뀌어서, 다채로운 삶을 살 수 있어서 좋겠다 싶다가도 혼란스러 울 것 같다는 두려움도 앞선다.
몇 백명의 새로운 남편을 경험한 후 주인공은 한명의 남편에게 정착하기를 원했는데, 나 역시도 계속 변화하는 삶의 불안정함보다는 나의 노력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삶 속의 안정감을 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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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이책은 초등학생 필수 독서이자 절대 잊어서는 안될 마음속의 악마와의 싸움.
'아기 예수, 크리스마스때 악마를 처치해준다매'제제는 브라질의 어린 6살 조금안된 남자아이이다.
제제는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 항상 무시받기 일수였다. 하지만 형인 또또까는 동생 제제를 많이아꼈다.
물론 글로리아 누나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러시아 억센 털고양이 누나, 엄마,아빠는 제제를 못살게
굴었다.아빠는 제제가 이상한 노래를 부르자 바로 허리띠로 제제를 때리고 창고에 처박아버렸다.
제제는 너무 일찍 슬픔을 알아버린것같다. 러시아 억센털고양이누나는 제제를 잡고 들어 식탁에
내팽겨쳐놨다. 제제는 그중 뽀르뚜가를 만나게 되고, 점점 친해지다 완전히 착해졌다.
하지만 충격 소식은 이다음 부터였다. 제제가 학교에 있을때, 뽀르뚜가가 차에 치여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제제는 쇼크로 고생하다 48살에 적은 편지를 보여주고는 이야기가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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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소설집)
1월에 읽었다고 하는데 기억이 없네. 남겨진 메모에는 단편집 중에 로라가 좋았다고 한다. 어렴풋이 기억나. 로라라는 애인을 이해하기 위해 작가가 남긴 것들. 인터뷰 형식이었나. 로라를 결국 이해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녀를 그냥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사랑하기로 결정한 것. 그런 조언을 해주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다른 것들은 기억에 없네. 올해 독서를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남는게 없네. 내년에는 필사나 독서노트를 따로 남기는게 좋을 것 같네요. SF고 김초엽이니까 아마도 무조건 재밌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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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 (세계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알려주는 시간에 대한 10가지 이야기)
언젠가 시간여행을 한다면. 이런 상상을 시작으로 만난 책. 소설만 보고 있으면 음 교양고 쌓아볼까? 하는 마음이 들게 된다. 그래서 시작한 것도 맞다. 80% 까지 쭉 보다가 반납하고 어제 다시 읽기 시작함. 시간에 대한 최소한의 개념을 물리학적 측면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아직 모든 것을 이하한것은 아니고 수박겉핥기 정도만 이해했다. 다른 책도 찾아봐야지. 시간여행... 우주... 이런거 이상하게 끌린다. 인간은 거의 그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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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시선집)
모든 페이지가 좋습니다. 간만에 너무 취향에 맞는 시집이었어요. 읭? 하는 시집말구 우와아아아 하고 두번 세번 속으로 곱씹는 시집. 너무 예쁜 글이었다. 😍 흐름이 너무 예쁘고 좋아요. 전자책으로 봤는데 실물 소장도 하고 싶네요. 찰나의 순간이 여생동안 안 잊혀진다는 그런 류의 글들을 볼때마다 너무 좋았어요. 그 문장들이 너무... 여운도 있고 감동도 있습니다.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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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에세이)
독립출판을 경험해본 작가라면 한번쯤 익히 들었을 법한 책이다. 하긴 이젠 이미 대중들에게도 유명해진지 오래인 작품이지만. 난 대박 난 독립출판 사례로 인쇄소 미팅 때 덕담삼아 처음 들었던 책이었는데, 제목부터 귀에 쏙 들어와서 찾아 읽어봐야지 했던 기억이 있다. 그게 벌써 한 5년 전쯤인데 이제야 보다니. 읽고 싶은 책들은 늘 잔뜩 이지만 욕심처럼 성실하지 못한 나의 게으름을 새삼 일깨워준다.
지독히 우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애매한 기분에 시달렸다. 이러한 감정들이 한 번에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서 더 괴로웠다.
나는 예술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내게 믿음을 줬다. 오늘 하루가 완벽한 하루까진 아닐지라도 괜찮은 하루일 수 있다는 믿음, 하루 종일 우울하다가도 아주 사소한 일로 한 번 웃을 수 있는 게 삶이라는 믿음. 또 내 밝음을 드러내듯이 어두움을 드러내는 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예술을 한다. 그 어떤 사심도 없이 누군가의 마음에 공들여 다가가고 싶다.
힘들 땐 무조건 내가 제일 힘든 거에요. 그건 이기적인 게 아니에요.
누군가의 말보다 자신이 좋고 기쁜 게 더 중요하죠.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보다는 내 욕구를 먼저 충족했으면 좋겠어요.
'감정에도 통로가 있어서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해서 자꾸 닫아두고 억제하면 긍정적인 감정까지 나오지 못하게 된다. 감정의 통로가 막힌다'
합리화를 왜 부정적으로 보세요?
성숙한 방어기제 중 하나에요. 자신의 상처나 결정에 대해 이유를 찾는 거니까.
괜찮아, 그늘이 없는 사람은 빛을 이해할 수 없어
이렇게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히 풀어낸 작가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상담 과정을 이 정도로 가감 없이 공유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이를 동의한 의사 역시 프로페셔널의 면모가 느껴진다.
여러 상황적 감정적 사례들이 너무나 공감돼서 같이 아프기도 하고 나 역시 많은 위안이 되었다. 공감 가는 문장들에 밑줄을 긋다 이러다 책 전체를 필사하게 될 것 같아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이미 합본이 나온 것 같지만, 2권도 너무 게으르지 않게 이어가야겠다.
출국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그녀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안타까움에 앞서 이런 좋은 작품을 독자들의 가슴에 고이 남겨주어 감사하다는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로와 위안을 건넨 그녀의 평안을 가슴 깊이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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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주인공의 절제된 감정표현이 무척이나 섬세하다. 어떻게 이렇게 연기할 수 있지? 원작 소설을 안 볼 도리가 없다. 엔딩 크레딧 배경 사운드마저 끊임없이 상상을 자극한다. 결국 끝까지 보게 아니 듣게 딘다. 오랜만에 무척이나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을 만났다.'
비행 중에 영화로 먼저 접한 원작 소설. 도서관에서 몇 번을 대출해보려고 시도했지만 이상하게 번번이 서고의 위치를 찾지 못했다. 유독 나랑 인연이 안 되는 책인가 보다 체념했었는데, 결국 영화를 보고나서 킬리언 머피의 섬세한 연기에 원작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 길로 가면 어디가 나오는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
"이 길?" 노인은 낫으로 땅을 짚고 손잡이에 기댄 채 펄롱을 빤히 보았다. "이 길로 어디든 자네가 원하는 데로 갈 수 있다네."
뭔가 작지만 단단한 것이 목구멍에 맺혔고 애를 써 보았지만 그걸 말로 꺼낼 수도 삼킬 수도 없었다. 끝내 펄롱은 두 사람 사이에 생긴 것을 그냥 넘기지도 말로 풀어내지도 못했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 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아이를 데리고 걸으면서 펄롱은 얼마나 몸이 가볍고 당당한 느낌이던지. 가슴속에 새롭고 새삼스럽고 뭔지 모를 기쁨이 솟았다. 펄롱의 가장 좋은 부분이 빛을 내며 밖으로 나오고 있는 것일 수도 있을까? 펄롱은 자신의 어떤 부분이, 그걸 뭐라고 부르든-거기 무슨 이름이 있나?-밖으로 마구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대가를 치르게 될 테지만, 그래도 변변찮은 삶에서 펄롱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와 견줄 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갓난 딸들을 처음 품에 안고 우렁차고 고집스러운 울음을 들었을 때조차도.
이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창조되었다는 게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펄롱이라는 인물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서리에 너무나 뾰족이 현실을 자각하며 끊임없이 자문하고 생각한다.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당대 이러한 환경을 겪어본 건 아니지만, 영 짐작 못할 형편도 아니기에. 그의 내적 갈등이 공감되기도 때론 마음이 턱 막힌 듯 먹먹해지기도 했다.
그가 소녀를 데리고 나와 집으로 향하며 느꼈던 환희를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내 마음에서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휴머니즘이 같이 폭발했다. 그는 그의 삶 전부를 걸고 결국 인간의 도리를 다한 것이다. 나는 굴하지 않고 더불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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