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엄마 : 아사다 지로 장편소설
나의 마지막 엄마 : 아사다 지로 장편소설
  • 저자 : 아사다 지로 지음 ; 이선희 옮김
  • 출판사 : 다산책방
  • 발행일 : 2023년
  • 청구기호 : 833.6-아52ㄴ
  • ISBN : 9791130697819
  • 자료실명 : [월롱]종합자료실

책소개

출판서 서평


“더 이상 기대어 울 곳 없는 고객님께
맞춤 엄마를 서비스합니다”

『불편한 편의점』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잇는 2023년 최고의 감동 소설


기차를 한 번 갈아타고 한 시간에 한 대 오는 버스를 탄 다음 비스듬한 언덕을 오르면 보인다. 아궁이불의 내음이 밴 자그만 시골집 한 채가. 이곳에서 지내는 값은 무려 1박 2일에 500만 원. 세계 최고의 카드회사가 극소수 VIP들만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무대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들의 맞이할 그 사람은 누구일까?
영화 <파이란>과 <철도원>의 원작자로 익히 알려진 감동의 장인 아사다 지로는 이번에도 우리 가장 깊은 곳의 허전함을 찾아내어 기어코 눈물 흘리게 만든다. 출간 즉시 일본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이유다. 그의 이번 이야기는 인구의 대부분이 서울과 경기도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는 한국의 가까운 미래처럼 다가와 더 생생하고 절박하게 읽힌다.

★ 일본 종합베스트셀러 1위★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매우 행복한 일이다.
‘어서와’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매우 행복한 일이다.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NHK 작가 인터뷰 중에서

당신에게는 살면서
꼭 한 번 다시 가고 싶은 곳이 있나요?


일본에서 출간 즉시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들에서 종합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아사다 지로의 신작이 다산북스에서 출간되었다. 나오키 상을 비롯해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면서도 결코 이야기의 재미를 놓지 않았던 그가 다시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을 향한 뜨거운 질문과 위로를 동시에 안기는 작품 『나의 마지막 엄마』로 돌아왔다.
이 이야기는 꿈처럼 아름다운 곳에서 시작된다. 기차를 한 번 갈아타고 한 시간에 한 대 오는 버스를 탄 다음 비스듬한 언덕을 오르면 보인다. 아궁이불의 내음이 밴 낡은 시골집 한 채가. 그곳에는 기척이 들리는 순간 “드디어 왔구마!” 외치며 마중 나오는 조그만 엄마가 기다린다. 그 곁에서 소박하고 따끈한 밥을 먹고 옛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잠든다. 지난 세월의 독을 모두 녹이는 듯한 하룻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면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탈 차례다. 뒤로한 익숙하고도 낯선 풍경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전화 한 통을 건다.
“네, 대단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또 예약할 수 있을까요?”
프로젝트 ‘당신에게, 고향을’.
방금 종료된 것은 1박 2일 500만 원(50만 엔), 현대사회의 귀족이나 다름없는 소수의 VIP들만을 위해 카드 회사에서 마련한 아주 특별한 휴가다. 애틋한 엄마와 보기만 해도 그리운 시골집은 물론 마을 하나를 동원해 고향이라곤 모르는 도시인들에게 귀향의 기쁨을 안겨주는 대규모 기획이다.

누구에게도 힘들다고 말할 수 없는 어른들이
가짜 엄마와 가짜 고향에게서만 받을 수 있는 위로


인간미 넘치는 감동적인 작품을 다수 발표해 ‘울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가진 작가 아사다 지로. 그가 5년 만에 발표한 현대 소설 『나의 마지막 엄마』는 어느 날 스민 질문에서 시작했다. 도쿄에서 산다는 것이, 도시에서 산다는 것이 꼭 좋은 것일까?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도시에서 태어나 성실하게 살아왔으나 현실에 지친 중장년층이다. 하나 있는 가족이었던 어머니를 잃은 중년의 여의사. 독신으로 살며 일에 집중한 끝에 식품 기업의 사장으로 승진했으나 모든 것이 헛헛해지기 시작한 노년의 직장인. 은퇴와 동시에 황혼 이혼을 당한 제약회사의 영업부장.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고독을 마주한 그들은 이 유토피아와도 같은 마을에서 예상치 못한 깊은 안식을 얻는다. 그러나 ‘고향’이 되어준 도호쿠의 산골 마을은 보이는 것만큼 평화로운 곳이 아니다. 인구의 50퍼센트 이상이 65세를 넘어 곧 소멸을 앞둔 ‘한계부락’이다.
한데 어떻게 된 일일까. 몇몇 이웃만이 남은 외딴 마을에서 홀로 넓은 집을 지키는 ‘엄마’에게서 사라져가는 마을에 대한 불안이나 우울은 찾아볼 수 없다. 텃밭의 흙을 툭툭 털어내고 낯선 자식들을 스스럼없이 보듬는 손길 앞에서 뻣뻣했던 자식들은 어느새 아이가 된다. 그들의 입에서 친어머니에게도 할 수 없었던 하소연이 흘러나오려고 한다.
‘엄마, 나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조그만 몸집으로 세상을 다 받아낼 듯한 엄마는 듣지 않고도 아는 듯 말한다.
“닌 지금까장 겁나게 잘 살었어. 아무도 칭찬혀 주덜 안혀도 어매가 심껏 칭찬혀 주꾸마.”
아사다 지로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번역해온 이선희 번역가가 원문의 짙은 도호쿠 사투리를 전라남도 곡성의 입말로 옮겨 그 감동까지 고스란히 살렸다.

“우리는 충분히 혼자서 살 수 있다.
그런데 그게 과연 행복일까?”


2022년 기준 30대 미혼인구 비중 42.5퍼센트. 이 비율은 가파르게 치솟는 중이다. 젊은 한국인 중 대다수가 결혼이나 출산을 번거롭다 느끼고, 무엇보다 각자의 생계라는 필수 과업을 달성하는 것만으로 지쳐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고향’을 찾는 주인공들은 이른바 생존의 불안이 해결된 사람들이다. 딸린 식구도 없다. 직장에서 밥값을 해야 한다는 압박도 끝났다. 이제 삶을 즐기는 일만 남은 것 같던 그 순간 그들은 거금을 주고 불편함을 구매한다. 기차를 갈아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한참이나 가야 하는 먼 귀성길의 불편함. 건강히 잘 지내는지, 외롭지 않은지 걱정해야 하는 어머니가 있는 불편함. 번거로움 속 설렘으로 가득한 그들의 귀향은 결국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동시에 독자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이런 꿈은 깨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절반의 유토피아를 완성하는 마지막 이야기 줄기는 ‘엄마’다. 그는 카드회사에서 돈을 받고 있다. 그러나 마을을 떠나지 않는 노인에게 필요한 돈은 지극히 적다. 끝에 암시되는 그가 낯선 자식들을 품어주었던 진짜 이유는 험난한 세월 속에서 겪었던 상실의 고통이었다. 그래서일까. 유토피아가 부서지고 나서도 가짜 자식들을 마주하는 것은 절망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도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누군가에게 손을 뻗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한다.
이 책의 여운은 낡은 가족 예찬과는 다르게 울린다. 『나의 마지막 엄마』에서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은 데면데면한 관계다. 출간 후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다 지로는 말했다. “도시 생활에서 가족이란 취약한 존재죠, 이혼율도 높고, 자녀와의 단절도 많아요. 이 책의 주인공들도 편리한 도시 생활을 해온 것이지, 행복한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편리함을 행복함으로 착각해 온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편리함과 다른 행복은 무엇인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아사다 지로의 답이다. 독자들 역시 끝에 이르면 그들을 진정 살고 싶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알라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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