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그리는 소녀 : 마리아 메리안의 예술은 어떻게 과학을 바꿨을까?
나비를 그리는 소녀 : 마리아 메리안의 예술은 어떻게 과학을 바꿨을까?
  • 저자 : 조이스 시드먼 글 ; 마리아 메리안 그림 ; 이계순 옮김
  • 출판사 : 북레시피
  • 발행일 : 2021년
  • 청구기호 : 495.099-시27ㄴ
  • ISBN : 9791190489386
  • 자료실명 : [월롱]종합자료실

책소개

출판사 서평

칼 린네가 생물을 분류하기 전에,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제안하기도 전에, 그리고 파브르보다 100년을 앞서간 과학자이자 예술가인
여성 곤충학자(세계 최초의 생태학자) 마리아 메리안이 있었다!
‘2019년 로버트 F. 시버트 메달 수상작’
젊은 예술가와 과학자들이 음미해야 할 작품

“마리아 메리안 자신처럼, 『나비를 그리는 소녀』는 아주 놀라운 책이다.
시드먼이 풀어낸 마리아 메리안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는 17세기에 예술가이자 과학자가 된 어느 여성의 기적적인 삶을 보게 된다.
애벌레가 외피에서 나오듯, 이 책은 마리아 메리안을 어둠에서 빛으로 끌어낸다.”
- 데보라 하일리그먼 (‘내셔널 북 어워드’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찰스와 엠마』의 저자)

“풍경화가들이 그러는 것처럼, 나는 언제나 내 꽃 그림에 애벌레나 여름새, 작은 동물들을 넣어서 꾸미려 했다. 그렇게 하면 그림에 활기가 넘쳤다.”
- 마리아 메리안(p. 26)

세계 최초의 생태학자가 된 열세 살 소녀와 애벌레의 첫 만남

칼 린네가 생물을 분류하기도 전에, 존 제임스 오듀본이 야생에서 새를 그리기도 전에,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제안하기도 전에, 곤충 그림에 푹 빠진 열세 살짜리 소녀 마리아 메리안이 있었다. 마리아는 예리한 눈과 능숙한 손놀림으로 말랑말랑한 초록색 애벌레와 얇은 날개로 팔랑거리는 나방, 그리고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나비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그런 매력적인 생물들을 그리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마리아는 그 생물들의 작고, 신비로운 삶을 이해하고 싶었다. 이들은 어디서 왔을까? 그리고 무엇을 먹지? 혹시나 정말 놀랍게도, 꼬물꼬물 기어 다니는 애벌레와 아름다운 나비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건 아닐까? 마리아는 공식적인 훈련이나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17세기 유럽에서 예술가이자 모험가, 과학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당시에는 여성이 좀처럼 집 밖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없었고, 독특한 것에 관심을 가지면 마녀로 몰려 처형되었다. 마리아의 용감한 야외 조사와 세심한 관찰 덕분에, 곤충의 변태와 관련된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고 과학의 흐름도 완전히 달라졌다. 뉴베리상 수상 작가이자 시인인 조이스 시드먼이 나비를 그렸던 그 소녀, 세계 최초의 생태학자라 불리는 마리아 메리안의 매혹적인 초상화를 훌륭하게 그려냈다.

여러모로 마리아는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었다. 애벌레 말고는 거의 아무것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마리아가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남편, 딸, 또는 발타성으로 이사한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느꼈는지 무척 궁금했다. 사실, 마리아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계속 바뀌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건 마리아가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와 만족할 줄 모르는 호기심, 그리고 초인적인 집중력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들은 마리아가 함께 사는 데 편안한 사람이 아니었음을 나타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특성들 덕분에 마리아는 힘든 시기에도 진정한 과학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 작가 노트 중에서

“이 작고 보잘것없는 벌레들은…… 재능을 타고났는데, 그건 어떤 면에서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 같다. 그 벌레들이 자신들의 일정표를 착실히 따른다는 점에서, 그래서 먹이를 찾는 법을 알기 전까지는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마찬가지로 나비도 알을 아무 데나 막 낳지 않는다. 애벌레를 위한 영양소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곳에다만 알을 낳는다.” - 마리아 메리안(p. 59)

→ 왼쪽 중앙에 있는, 날개 달린 초록색 곤충은 매미이다. 그리고 머리가 독특해 보이는 곤충은 악어머리꽃매미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세 마리가 보인다. 마리아는 밤이 되면 이 악어머리꽃매미에서 빛이 난다고 했지만, 이 곤충은 빛을 내보내지 않는다. 그래서 마리아가 “불꽃같은 광채”라고 표현한 것은 아마도 촛불의 반사 때문에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 마리아는 이 악어머리꽃매미의 유충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림에 있는 유충, 즉 활짝 핀 꽃에 앉아 있는 유충은 매미와 악어머리꽃매미의 잘못된 조합이다. 원주민들이 마리아에게 이 둘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확신시켜주었다. (p. 107)

여성이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의 예술가, 과학자가 존재하기 이전의 과학자, 변태의 진실을 찾기 위해 먼 곳을 여행한 모험가였던 마리아 메리안의 열정적 삶의 기록!

남성 중심의 곤충학계와 미술계에서 완전히 잊힌 여성이지만 곤충을 사랑한 과학 예술계의 선구자였던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은 치밀한 관찰로 곤충의 변태 과정을 발견하고, 거기서 얻은 과학적 성과를 독특한 예술로 형상화했다. 유명한 곤충학자 파브르도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보다 100년 늦은 1823년에 태어났으며, 미국의 조류학자이자 화가인 존 제임스 오듀본 역시 그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음이 입증된 바 있다. 독일의 500마르크 지폐에 실렸던 마리아 메리안의 초상화는 더더욱 선구적이고 유능한 재능을 지닌 여성의 활약상을 짐작게 한다. 나비는 애벌레에서 나온다는 것을 지금에는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17세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숨겨진 장소에서 변태가 일어났다. 이 과정을 설명하는 책 같은 것도 당시엔 없었다. 애벌레는 해충으로 여겨졌으며 아무도 그것을 하늘을 항해하는 아름다운 “여름새”에 연결시키지 못했다. 관찰력이 뛰어나고 인내심이 강한 사람만이 그러한 특별한 과정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예술적 기질을 가진 사람만이 생동감 넘치는 색으로 그것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가 바로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이다. 여성이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의 예술가이자, 과학자가 존재하기 이전의 과학자이며, 변태의 진실을 찾기 위해 먼 곳을 여행한 모험가. 『나비를 그리는 소녀』는 예술, 역사, 그리고 흥미로운 정보들로 가득한 그녀의 열정적인 삶을 다채로운 색상의 그림과 글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리아는 곧 ‘애벌레 부인’으로 유명해졌다. 어떤 곤충이라도 그녀의 관심망을 벗어나지 않았다. 어느 날 이웃이 마리아에게 작은 새 세 마리를 갖다 주면서 저녁으로 먹으라고 했다. 마리아는 그때 있었던 일을 나중에 이렇게 기록했다. “내가 깃털을 막 뽑으려 할 때였다. 통통한 구더기 열일곱 마리가…… 거기에 있었다. 구더기들은 발이 없지만, 깃털을 재빨리 잡을 수 있었다. 그다음 날 구더기들은 갈색 번데기로 완전히 변해 있었다. 8월 26일, 거기서 초록색과 파란색의 파리들이 나왔는데, 그 파리들은 너무 빨라서 잡기가 무척 힘들었다. 나는 다섯 마리만 잡을 수 있었고, 나머지는 전부 탈출했다.” 마리아는 꼼꼼한 연구원이었다. 살아 있는 곤충을 잡으면 그 곤충을 어느 식물에서 찾았는지 기록했다. 곤충 상자를 항상 깨끗하게 청소하고, 매일 신선한 잎사귀를 갖다 주었다. 곤충의 습성뿐만 아니라 그것이 변화되는 시기도 다 기록했다. 애벌레가 죽거나 번데기가 성충으로 나오는 데 실패하면 그 연구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이것은 지루한 작업이지만, 오래지 않아 아주 흥미로운 결론을 보여주었다. (p. 52)

“어느 날 나는 멀리 떨어진 황무지를 돌아다녔다. ……그 애벌레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애벌레는 얼마 안 있어 연한 나무 색깔의 번데기로 변했다. 마치 나뭇가지가 놓여 있는 것 같았다. 2주 후…… 아름다운 나비가 나왔다. 광택이 나는 은색 위에 가장 사랑스러운 군청색과 보라색을 덮어씌운 것 같았다. 정말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은 결코 붓으로 표현될 수 없을 것이다.” - 마리아 메리안(p. 104)

→ 마리아가 구미 구타 나무에 있는 하얀마녀나방을 그린 그림이다.
나무에서 노란 송진이 새어 나오고, 하얀마녀나방의 애벌레와 고치도
보인다. (p. 110)

“진귀하고 아름다운 애벌레들이 지극히 평범한 생물로 변하고,
가장 수수한 애벌레들이 눈부시게 고운 나비나 나방으로 되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 - 마리아 메리안

→ 『수리남 곤충의 변태』에 실린 전면삽화 12에는 바나나 꽃과 어린 바나나가 그려져 있다. 산누에나방과 그것의 애벌레, 고치, 그리고 번데기도 그렸다. (p. 120)

과학과 예술을 조화시킨 선구적 여성 박물학자

마리아는 남성이 주도하던 예술과 박물학 영역에 뛰어든 용감한 여성이자 곤충의 변태에 관심을 가진 초기 곤충학자다. 그리고 수리남에서 홀로 지내며 열대의 동식물을 연구한 개척자이기도 하다.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믿던 시대, 곤충에 관심을 가지면 마녀로 몰려 처형당할 수 있었던 시대에 마리아 메리안의 활동은 그야말로 대담한 행동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런 마리아 메리안이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마리아의 그림을 보면 우리가 평소 주변에서 자주 마주하는 그림이라는 걸 알게 된다. 또한 이 책은 곤충뿐만 아니라 서양 미술사와 인쇄술의 발달, 판화의 종류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관심을 유발한다. 저자 조이스 시드먼의 말처럼 마리아는 우리에게 값진 유산을 남겨주었다. “마리아는 우리에게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을 남겨주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귀중한 유산은 따로 있다. 마리아는 자연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연결망으로 보았고, 자연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p. 130)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