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지 3년이 되어가지만 이어령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위대한 지성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생을 마감할 때까지 끊이지 않는 호기심으로 물리적 세계와 정신적 세계를 넘나들며 사유했고, 그 결과를 수백 권의 책으로 남겼다. 『이어령의 말』은 이어령의 오랜 뜻이었다.
1970년대부터 이어령의 사유를 ‘사전화’하고자 하는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았으나 때 이르다는 이유로 고사하고, 작고하기 7년 전쯤부터 수백 권의 저작 중 ‘이어령 말의 정수’라 할 만한 글을 추려 한 권으로 엮기를 바랐다. “그 한 권을 통해 후대의 독자들이 내가 평생 해온 지적 탐험을 쉽게 이해하면 좋겠다”라는 취지였다.
이 최후의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 회의와 선정 작업을 숱하게 거쳤고, 책을 완성하기까지 3년 가까이 걸렸다. 그리고 마침내 이어령의 결정판이라 부를 수 있는 이 책이 탄생했다. 자기만의 언어로 사유하고, 방대한 저작물을 남긴 작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어령은 이 한 권의 책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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