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콧 상 수상 작가 크리스티안 로빈슨의 <넌 중요해>는 보는 재미, 읽는 재미, 듣는 재미를 두루 갖춘 책이자 우리에게 자신과 세상을 보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유익한 책이다. 과감한 화면 구성과 더불어 다양한 사물의 등장은 가장 먼저 보는 재미를 주고, 시처럼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글은 읽는 재미를 주며, 누군가 읽어 줄 때는 듣는 재미마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재미의 요소에 실려 우리 마음을 울리고 우리 머리를 깨우는 메시지가 자연스레 다가온다.
이 그림책은 “작아서 너무 작아서 잘 안 보이는 것”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소녀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현미경 속 미생물의 세계는 다음 장에서 바다의 조류를 타고 헤엄치는 어류로 확장되었다가, 물에서 육지로 기어오르는 양서류에서 중생대 파충류의 대명사인 공룡으로 이어지면서 생명의 진화를 암시하듯 펼쳐진다.
그러다가 돌연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유성과 가스 폭발이 한창인 태양이 등장하고, 집을 떠나 아득히 먼 우주정거장에 홀연히 앉아 있는 여성 우주비행사가 나온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사는 도시의 거리와 공원의 평온한 일상이 나열되는데, 이처럼 격차가 너무 커서 곧 단절될 것만 같은 시공간을 활달하게 넘나들면서도, 우리에게 “넌 중요해”라는 명료한 메시지를 매우 민감하고도 명료하게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