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오륙십 년 전인 ‘가까운 옛날’을 다룬다. 1960년대의 아이 상구가 이제는 귀밑머리 희끗한 젊은 할아버지가 되어 오늘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어린 시절 이야기, 1960년대 흑백사진들을 길잡이 삼아 이야기를 만들어 엮은 특별한 그림책이다. 보통사람들의 소박한 일상을 담은 빛바랜 사진과 그 시절을 재현한 아기자기한 그림들, 기억을 떠올리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다정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정겨운 조화를 이룬다.
휴대폰만 집어 들면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하루에도 수십 장씩 사진을 찍고 지우는 시대에 작가는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관에 가야 했던 시절, 사진 한 장 한 장이 그리도 귀했던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달라지지 않은 건 무엇일까.
작가는 말한다. “상구 아버지의 사진 속에 동네 사람들의 삶과 동네의 역사가 모두 담긴 셈”이라고.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을 보면서 사람들은 기쁘고 자랑스러웠던 일들, 행복했던 순간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또 기념”했다고. 그리고 그 사진들을 통해 어제의 아이와 오늘의 아이가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