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91권. 단순히 죽음을 겪은 누군가에게 건네는 위로를 넘어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잘 모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죽음은 나의 또 다른 일부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려준다. 죽음을 경험한 아이는 물론 두렵게만 느끼는 어른들도 함께 읽기 좋은 그림책이다. 무언가를 설명하여 이해시키려는 것이 아닌, 죽음 스스로가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전해 주는 솔직한 이야기 <나는 죽음이에요>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뜻한 감성 그림책이다.
발그스레한 뺨, 푸른색 옷을 입고 머리에 꽃을 단 ‘죽음’은 어디론가 향한다. 보송보송한 털을 가진 작은 동물을 찾아가고 있었다. 덩치가 큰 동물들을 찾아가기도 하고, 주름이 많은 사람도, 손이 작고 따뜻한 아이들도 찾아간다. 죽음은 이른 아침에 출발하기도 하지만 늦은 밤에 출발하기도 한다. 바다 위 물안개 속이나 한줄기 가느다란 달빛 아래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죽음을 발견하면 문을 닫고 숨어버린다. 그리곤 죽음이 그냥 지나가길 바란다. 어떤 사람들은 죽음이 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걱정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죽음은 말한다. 삶이 삶이듯 나는 그냥 죽음일 뿐이라고. 내가 있기 때문에 삶이 있고, 네가 있는 거라고…. 늘 두렵기만 했던 죽음을 정면으로 만나 볼 수 있는 <나는 죽음이에요>를 통해 어느새 죽음을 바라보는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알라딘